2025년 글로벌 원자재 시장의 주인공은 단연 귀금속이었다. 특히 은(Silver)은 주요 주가지수와 통화를 압도하는 수익률을 기록하며 시장의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했다. 반면, 공급 과잉 우려 속에 원유와 농산물(Softs) 가격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은, 사상 첫 80달러 돌파… 금도 66% 급등
31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은 가격은 2025년 한 해 동안 161% 폭등하며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80달러 선을 돌파했다. 금(Gold) 역시 경제 및 지정학적 리스크 회피 심리에 힘입어 66% 상승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은 가격 폭등의 배경에는 미국 정부의 '핵심 광물(Critical Mineral)' 지정과 지속적인 공급 부족, 낮은 재고 수준이 자리 잡고 있다. KCM 트레이드의 수석 시장 분석가 팀 워터러는 "산업용 및 소매용 금속 수요가 모두 견조하다"며 "2026년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과 중앙은행의 매수세가 여전히 시장을 지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구리, AI 열풍 타고 1만 2천 달러 돌파
산업용 금속 또한 강세를 보였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Copper) 가격은 이번 주 톤당 12,960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연간 상승률은 약 44%에 달한다. 달러 약세와 더불어 인공지능(AI) 데이터 센터 및 재생 에너지 분야의 폭발적인 수요, 그리고 광산 생산 차질이 가격을 밀어 올렸다.
이 밖에도 알루미늄은 중국의 제련 용량 제한과 에너지 전환 기술 수요로 17% 상승했으며, 주석(Tin) 역시 미얀마와 인도네시아의 공급 차질로 강세를 보였다.
원유·농산물은 '울상'… 브렌트유 15% 하락
반면 에너지와 농산물 시장은 차가운 겨울을 보냈다. 국제 유가의 기준인 브렌트유와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공급 증가 압박 속에 올해 약 15% 하락했다. 브렌트유는 역대 최장기간 연간 손실 기록을 세울 전망이다.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에너지 시설 공격 등 지정학적 불안 요인이 있었음에도, 시장은 공급 과잉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OPEC+는 유가 방어를 위해 2026년 1분기까지 증산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모건스탠리의 마틴 래츠 글로벌 오일 전략가는 "유가가 여기서 더 급락한다면 OPEC+가 추가 감산을 고려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2026년 전망에 대해 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귀금속 섹터는 추가 상승 여력이 있지만, 농산물과 에너지는 공급 증가와 미지근한 수요로 인해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