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르크메니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이 나란히 디지털 자산 관련 핵심 법안을 통과시키며 중앙아시아가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의 새로운 요충지로 떠오르고 있다. 양국은 오는 2026년 1월 1일부터 새로운 규제 프레임워크를 전격 시행한다.
◇ 투르크메니스탄: 채굴 합법화… '가스 부국'의 에너지 활용
세르다르 베르디무하메도프(Serdar Berdymukhamedov)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은 지난 목요일 가상자산 법안에 서명하며 국가 최초로 디지털 자산 규제 기틀을 마련했다. 세계 4위의 천연가스 보유국인 투르크메니스탄은 풍부한 에너지 자원을 바탕으로 암호화폐 채굴 산업을 적극 유치할 계획이다.
새 법안에 따르면 채굴자와 거래소는 중앙은행을 통해 의무적으로 등록 및 라이선스를 취득해야 한다. 고객확인제도(KYC)와 자금세탁방지(AML) 프로토콜 준수가 필수적이며, 승인되지 않은 장비를 이용한 은밀한 채굴은 엄격히 금지된다. 다만, 가상자산은 법정 화폐나 유가증권으로는 인정되지 않는다.
◇ 우즈베키스탄: 스테이블코인 결제 허용 및 증권형 토큰 도입
우즈베키스탄은 핀테크 혁신에 초점을 맞췄다.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Shavkat Mirziyoyev) 대통령은 '금융 기술 발전 조치' 법안에 서명하고, 2026년 1월부터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스테이블코인을 공식 결제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또한 우즈베키스탄 기업들은 토큰화된 주식과 채권을 발행할 수 있게 되며, 국영 증권거래소 내에 전용 거래 플랫폼도 구축될 예정이다. 우즈베키스탄은 이미 국채 담보 디지털 자산인 'HUMO' 토큰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며 3,500만 명 이상의 카드 사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규제 불확실성' 걷어내는 중앙아시아
이번 조치는 중앙아시아가 단순한 에너지 공급처를 넘어 디지털 금융의 중심지로 도약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키르기스스탄이 이미 바이낸스와 협력해 국영 스테이블코인을 출시했고, 카자흐스탄이 성숙한 규제 환경을 구축한 데 이어 투르크메니스탄과 우즈베키스탄까지 가세하며 이 지역의 '블록체인 벨트'가 완성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법안들은 그동안 규제 사각지대에 있던 가상자산 활동을 제도권으로 끌어올리고, 천연가스 수출에 의존하던 경제 구조를 다변화하려는 전략적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